붕어 | 평산의 한 뼘 다가가는 붕어낚시(79) 소류지와 저류지, 못과 둠벙의 구분 & 잡는 낚시와 낚는 낚시 그리고 참낚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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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귀섭 작성일24-06-28 11:29 조회385회 댓글0건본문
평산의 한 뼘 다가가는 붕어낚시(79)
소류지와 저류지, 못과 둠벙의 구분 & 잡는 낚시와 낚는 낚시 그리고 참 낚시란?
송귀섭
FTV 제작위원 방송:
FTV 붕어낚시 프로그램 진행(2002~2024 현재)
연재: 낚시잡지 연재(1998~2024 현재, 낚시춘추, 월간 붕어낚시, 월간낚시21)
저서: <붕어낚시 첫걸음> <붕어 대물낚시> <붕어학개론>
질문 1: 소류지, 저류지, 못, 둠벙 등 낚시터 명칭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근래 선생님의 낚시선비 제주살이 방송을 보면서 <저류지>에서 낚시한다는 내용을 자주 봅니다. 저류지는 저수지나 소류지라고 하는 수계와는 다른 것인지요? 제가 보기에는 소류지와도 같아 보이고 둠벙과도 같은 형태던데요. 저는 댐이나 저수지, 강, 수로 등은 알 수 있으나 흔히 방송에서 말하는 소류지나 선생님이 즐겨 찾는 저류지 그리고 못이라고 하는 곳과 둠벙이라고 하는 낚시터에 대해서는 구분이 참 어렵습니다.
선생님. 이러한 낚시터 명칭에 대해서 선생님이 정리해 주시는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질문 2: 잘 잡는다는 것과 잘 낚는다는 것 그리고 참 낚시란?
저는 한적한 포인트에 앉아서 낚싯대 두세 대 펴놓고 느긋한 낚시를 즐기는 편입니다. 그런데 일전에 한 사람이 다가오더니 자기는 1년이면 월척은 100마리를 넘기고 4짜도 20마리를 넘게 잡는다면서 고기 잘 잡는 방법에 대해서 한 시간도 넘게 강의했습니다. 사실 저보다 젊어 보여서 낚시를 오래 했느냐고 물어보았더니 9년 차라고 했습니다. 제가 21년 차니까 저보다 짧은 조력인데도 아주 고수처럼 저에게 <잘 잡는 낚시>를 가르치려 한 것입니다.
선생님. 언젠가 선생님께서는 잘 잡는다는 것과 잘 낚는다는 것 그리고 참 낚시에 관해서 말씀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그 말씀을 정리해 주시면 제 낚시철학으로 삼고 싶습니다.
질문자: 김조사 24.03.20 SNS(카톡)
유사내용 질문: 용의눈물 외 13명(질문 집계기간 2002~2024년, 팬카페+블로그+SNS)
답변
질문 1의 답변: 소류지, 저류지, 못, 둠벙의 구분
낚시하는 장소에 대해서 그 담수 규모별로 혹은 구조별로 명칭을 구분하여 표현할 때가 있습니다. 즉, 댐 혹은 호(湖), 저수지, 소류지, 저류지, 못, 둠벙 등으로 구분하는 것입니다. 물론 저수(貯水) 구조가 아닌 강이나 수로도 있지요. 여기에서는 질문하신 소류지, 저류지, 못, 둠벙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소류지(沼溜池)에 관한 설명입니다.
소류지(沼溜池)란 어학사전에서는 <늪지대의 비표준어 또는 늪지대를 표현하는 다른 말>로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말하는 <늪>은 어떤 곳일까요? 늪이란 진흙으로 된 바닥에 물이 늘 고여있어 수생식물이 많이 자라는 질퍽한 지대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이 늪을 중국에서는 지소(池沼)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소(沼)라고 표현합니다. 그런데 필자가 중국 낚시여행을 다닐 때 보면 중국 북부지역에서는 대부분 저수지를 늪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즉 필자가 2003년도에 낚시했던 훈춘시 북쪽 조 중 소 국경지대의 규모가 큰 저수지도 00 늪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흔하지는 않지만, 우포늪, 대평늪 등 늪이라고 불리는 큰 저수지가 더러 있지요. 즉 꼭 소류지를 늪과 연관시키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백과사전을 찾아보면 소류지는 하천이 잘 발달하지 않은 지역에서 경작지에 공급할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극히 규모가 적은 저수지 시설로써 <평지를 파고 주위에 둑을 쌓아 물을 담아놓은 형태>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농업용 목적의 작은 평지형 저수지를 소류지라고도 한다는 것이지요. 다만 그렇다고 해서 沼류지를 작은 저수지 즉 小류지라고 표현하는 것은 개념이 틀린 것입니다. 규모가 작다(小)는 개념보다는 그래도 작은 못(沼)이라는 개념이 강한 것이니까요. 그렇다면 간혹 사용하는 <계곡형 소류지>라는 말은 맞지 않는 표현이겠지요? 즉 평지형 소류지가 아닌 계곡형 소류지라는 것은 없는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저류지(貯留池)에 관한 설명입니다.
필자가 제주살이 방송을 하면서 저류지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하니까 제주만의 특별한 낚시터라고 생각할 수가 있으나 육지에도 저류지는 지역마다 분포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저류지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저류지(貯留池)는 <배수로를 따라 모이는 물을 다른 곳에 쓰기 위하여 다른 곳에 모아두는 곳>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한문으로 류(留)자는 머무른다는 뜻이지요. 소류지의 류(溜 낙숫물 류)자와는 다르게 씁니다. 이러한 저류지는 특히 제주도에 많습니다. 제주도는 큰비가 내리게 되면 일거에 큰물이 되어 흘러서 홍수의 피해가 잦아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물을 가두어 완충시키는 역할로 저류지를 축조하고, 또한 제주도의 특성이 비가 내리더라도 물이 쉽게 스며들어 사라져 버리는 토양이어서 영농을 위한 물을 확보하는 목적으로 여러 곳에 저류지를 형성하여 물을 저장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주도에 저류지가 많고 따라서 필자가 낚시하는 장소로 저류지가 많이 등장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제주의 저류지에는 붕어, 잉어를 비롯한 다양한 민물 어종들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저류지를 축조할 때 의무적으로 물고기를 방류하도록 법적으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이해했다면 위에서 설명하였듯이 저류지는 소류지의 다른 명칭이 아니고 염연히 다른 곳입니다.
다음으로는 못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사전적인 의미의 못(池塘)이란 <넓고 깊게 팬 땅에 늘 물이 괸 곳>을 말합니다. 또한 유사 의미로 쓰이는 연못(蓮-)은 <땅을 파거나 흐르는 물을 막아서 물을 가두어 두는 곳>을 말합니다. 그리고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는 못을 자연적으로나 인위적으로 넓고 깊게 팬 땅에 물이 괴어 있는 곳이라고 하고, ‘앞마당에 못을 파다’라는 예를 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못 중에서 천연적인 못은 제방이나 무넘기가 없이 자연 상태의 웅덩이가 형성되어 물이 고여있는 곳이고, 인공적인 못의 경우는 필요에 따라서 둑을 높이 쌓고 수통을 설치하여 물을 가두고 뺄 수가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못 명칭을 저수지에 붙인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북 경산에 가면 진못이라 불리는 유명한 대물낚시터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못>이라고 불리지만 엄연한 저수지입니다. 물론 저수지의 공식 명칭은 니지입니다. 그런데도 그 아래 벌판은 지도상에도 니지밑들이 아니라 진못밑들이라고 되어 있고, 그 지방 사람들은 니지라는 명칭보다는 진못이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예는 전국적으로 여러 곳이 있습니다.
다음은 둠벙이야기입니다.
자연적인 둠벙은 늘 물이 고여있는 큰 웅덩이를 말하고, 인공적인 둠벙은 논이나 밭의 물을 대기 위해서 논 가운데나 밭 귀퉁이에 땅을 깊이 파서 물을 가두어 두는 시설을 말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둠벙에는 높이 쌓아 올린 제방이나 무넘기 또는 배수시설이 따로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저는 이러한 둠벙에 대해서 방송이나 글을 통해서는 논농사를 위해 설치한 둠벙은 논둠벙이라하고, 밭농사를 위해 설치한 둠벙은 밭둠벙이라고 표현합니다.
둠벙의 사전적 의미는 <작은 저수지의 방언>이라고 되어 있고, 네이버 국어사전에는 <못 따위의 작은 저수지를 가리키는 말의 사투리>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사전에 따라서 방언이라 하는 지역의 구분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즉 어느 사전에서는 전라도 방언이라 하고, 어느 사전에서는 충청도 방언이라고 하고, 또 어느 사전에서는 경산도 방언이라고 명시되어 있지요. 그런데 이 둠벙이라는 단어는 백과사전에는 농사를 위해 만든 작은 연못이라고 되어 있는데, 정작 한국어사전에는 <웅덩이의 방언>이라고 만 되어 있습니다. 즉 표준 낱말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필자가 전국을 다니면서 보면 어느 지역이든 모두 둠벙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TV나 라디오에서도 둠벙이라는 단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둠벙이라는 제목의 특집방송 다큐 프로그램도 합니다. 그런데 제가 자주 활용하는 민중서관의 실용국어사전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사전에는 둠벙이란 단어가 등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난 2010년경에 필자가 한글학회에 둠벙이라는 단어를 새롭게 평가하여 표준단어로 해야 한다고 의견제출을 했었는데, 아직도 일부 사전에 그냥 지방 방언이라고만 되어 있습니다.
필자가 전국을 다니면서 둠벙과 저수지의 차이를 나름대로 정리한 바로는 제방과 무넘기, 수문 등 수리시설이 갖춰져 있는 경우는 저수지이고, 이러한 수리시설이 갖춰지지 않고, 바닥을 파고 둑을 쌓아 물을 가둔 곳은 둠벙이라고 정리했습니다.
질문 2의 답변: 잘 잡다와 잘 낚다. 그리고 참 낚시란?
요즈음의 낚시 모습을 보면 ‘월반’을 많이 하지요. 붕어낚시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지렁이 미끼나 떡밥 미끼를 이용한 마릿수 낚시를 경험하지 않고, 처음부터 대물낚시로 시작해서 한두 달 만에 월척조사가 되고, 1년도 못 되어서 4짜조사가 되기도 하는 현상을 일컬음입니다.
그러다 보니 ‘잡다’와 ‘낚다’의 구분도 하지 않고, 우선으로 갖추어야 하는 낚시의 기본소양과 바른 의식 그리고 올바른 행위가 미흡한 오직 대물 추구의 자기도취(自己陶醉) 상태로 낚시를 합니다. 그러다가 세월이 흐르면 10년 차 혹은 20년 차의 오직 대물을 잘 잡는 조력이 고착되어 버리지요. 그러면서 그 사람이 또 그 모습 그대로를 후배에게 가르치게 되고요. 즉 큰 물고기만을 쫓는 <대물을 잡는 낚시행위>에만 치중하는 것을 후배더러 배우게 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의 대다수가 후배들에게 흔히 하는 말을 들어보면 그 사람의 낚시에 대한 깊이를 금세 알 수가 있는데, 그 사람들이 즐겨 쓰는 말은 다음과 같지요.
● 나는 시시한 떡밥콩알낚시는 하지 않는다. 이는 대물낚시에 비해서 잔챙이를 마릿수로 낚는 낚시가 시시하다고 하는 표현입니다.
● 나는 지저분한 지렁이는 손도 안 댄다. 이는 지렁이를 만지는 것이 지저분하다기보다는 잔챙이 붕어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렇게 표현한 것입니다.
● 내림낚시는 진정한 낚시가 아니다. 이는 찌 올림의 바닥낚시가 아니면 진정한 낚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스스로가 낚시의 진화에 역행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참한 낚시는 어떠어떠한 조과보다는 과정을 잘 즐기는 것이 참한 낚시지요. 마치 어부가 그물질을 하는 것처럼 물고기를 <잡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물가에 낚싯대를 펴놓고 물고기가 스스로 와서 어울려 놀아주기를 기다리거나 물고기 생태 활동에 맞춰 찾아다니면서 적극적으로 물고기와 노니는 그 과정을 즐기면서 <낚는 것>이 참한 낚시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참되게 즐기기 위해서는 시작에서부터 끝까지의 과정을 많이 알고 숙달하여 내가 하는 동작 하나하나에서 깊이 있는 맛을 끌어낼 수 있도록 스스로 내공을 쌓아야 합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올바른 낚시 의식과 체계적이고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얻는 낚시지식입니다. 그러므로 떡밥낚시, 지렁이낚시, 내림낚시, 대물낚시 할 것 없이 두루 긍정적으로 경험을 하고, 필요하다면 붕어를 찾아 돌아다니는 워킹낚시(걸어다니면서 공략하는 직공낚시)나 릴낚시 또는 보트낚시 등 다양한 경험을 해두는 것, 이러한 것이 무르익어야 ‘잡는 낚시’가 아닌 ‘낚는 낚시’의 참맛을 이해하고 ‘즐기는 낚시’를 구사하는 진정한 참 낚시의 경지에 이르게 됩니다.
무엇을 어떻게 경험할 것인가?
떡밥낚시부터 숙달하는 것이 좋은 경험이 됩니다.
붕어낚시의 기본은 떡밥콩알낚시로부터 비롯됩니다. 낚시채비에 대한 이해가 그렇고, 찌맞춤에 대한 이해, 채비투척(정확한 앞치기), 입질분석과 챔질동작, 붕어의 제압과 유도 요령습득 등 제반 분야의 기본이 떡밥콩알낚시를 통해서 가장 잘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떡밥낚시를 숙달하는 것은 학생이 기본교과서를 바탕으로 하여 공부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선 채비분야를 보자면 떡밥콩알낚시에서는 대물낚시채비에 비해서 모든 부분의 채비를 최대한 가늘고 예민하게 합니다. 그러니 조금만 무리한 행동을 해도 낚싯대 혹은 원줄이나 목줄, 바늘 등에 무리가 가서 끊어지거나 못쓰게 되어 버리지요. 따라서 떡밥콩알낚시를 숙달하면 자연스럽게 연약한 채비를 가지고도 채비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운용하는 적절한 요령을 습득하게 되지요. 다음으로 붕어낚시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찌맞춤을 보면 대물낚시의 경우는 대부분 무거운 찌맞춤(표준찌맞춤 포함)을 하여 거의 전천후로 사용합니다. 그러나 떡밥콩알낚시의 경우는 가벼운찌맞춤, 표준찌맞춤, 무거운찌맞춤을 확실하게 구분하여 경우에 맞게 운용합니다. 그리고 그 경우마다의 왜 그래야 하는지의 개념이 명확하지요..
다음으로는 정확한 채비투척에 관한 얘기입니다.
떡밥콩알낚시에서 앞치기를 하여 찌를 세우는 채비투척의 정확성은 수초구멍에 찌를 세워야 하는 대물낚시 경우보다도 훨씬 더 강조되지요. 떡밥을 일정한 곳에 떨어져 쌓이게 하여 집어효과를 극대화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앞치기를 잘하려면 떡밥콩알낚시를 먼저 숙달하라는 것입니다.
다음은 입질분석과 챔질에 관한 예깁니다.
대물낚시의 경우는 찌 놀림을 잘 못 읽어서 헛챔질을 해버린다면 또다시 긴 시간을 기다려야만 하지요. 어쩌면 입질 없이 밤을 지새울 수도 있고요. 그러니 찌 놀림을 보고 챔질을 정확히 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떡밥콩알낚시에서는 자주 들어오는 입질에 대해 순간순간 찌 끝을 읽어서 챔질을 하여 붕어를 낚는 낚시입니다. 순간순간의 입질 분석 및 챔질. 바로 이러한 것을 먼저 숙달하고 대물낚시를 하면 그만큼 헛챔질을 줄일 수가 있습니다.
다음은 집어 개념에 관한 얘깁니다.
떡밥콩알낚시에서의 집어는 어떨까요? 대물낚시에서 밑밥을 사전에 투여해 놓고 기다리는 것과는 그 집어 개념 자체가 다릅니다. 밑밥질을 따로 하지 않고 낚시행위를 통해서만 집어를 유도하는 것이거든요.
떡밥콩알낚시를 하면서 미끼를 달아 채비를 투척하면 미끼가 수면에 떨어지는 착수 음과 파장으로부터 인근 붕어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되며, 떡밥미끼가 채비 정렬 간에 가라앉으면서 흩어지는 미세입자의 확산, 그리고 바닥 한자리에 쌓인 떡밥의 향과 그 자리로 몰려든 플랑크톤, 물벼룩 등 미세생물의 운집 등으로 인해서 근처에 있던 새우, 참붕어 등이 모여들고, 이를 먹잇감으로 하는 붕어들이 접근하여 이들을 사냥하게 되는 것입니다.
찌를 잘 읽으려면 지렁이미끼 낚시를 숙달하는 것이 좋습니다.
겨울 한 철을 제외하고는 푸대접을 받는 지렁이미끼 낚시. 그러나 우리가 구사하는 모든 낚시의 근본은 사실 지렁이미끼 낚시입니다. 여기에서 필자가 지렁이낚시 숙달을 특히 강조하는 것은 ‘입질분석과 챔질’을 숙달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대물낚시에서 대물급 붕어가 입질을 하는 모습을 보면 대부분 아주 차분하고 정직하게 찌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보자들은 간혹 헛챔질하고 맙니다. 찌를 잘 읽어내지 못하고 챔질을 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지렁이낚시를 능숙하게 해 온 사람은 지렁이 미끼를 달아놓고 낚시할 때 찌가 입질할 때마다 중구난방으로 움직이는데도 조금도 서두르지 않고 단 한 번의 챔질에 정확하게 붕어를 걸어 올립니다. 그것은 찌의 움직임을 잘 읽어내어 붕어가 지렁이를 입안으로 확실하게 흡입할 때 달리 나타나는 찌 본신의 모습을 정확히 간파하고 챔질을 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다양한 찌놀림을 할 때 정확한 챔질의 개념을 가지려면 지렁이미끼 낚시를 먼저 숙달하라는 것입니다.
씨알선별 개념을 알려면 대물낚시 미끼 사용을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대물낚시는 씨알 선별력을 이용하여 월척급 이상의 큰 대물급 붕어만을 낚겠다는 의지로 하는 낚시지요. 그렇다면 무엇으로 씨알 선별을 하는가? 그것은 오직 미끼만이 수행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이러한 미끼를 이용한 씨알 선별력에는 <미끼의 종류에 의한 선별력>과 바늘에 달아 쓰는 <미끼의 크기에 의한 선별력>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미끼의 종류를 선택하는 것은 새우나, 참붕어 등의 수중 생물 중에서 큰 붕어가 사냥을 주로 하는 미끼를 선택하는 것이고, 다음이 메주콩, 옥수수 등 고형곡물류를 사용하여 잔챙이들이 잘 덤벼들지 않게 하는 것이지요.
두 번째로는 미끼의 크기를 크게 사용하여 잔챙이들이 포기하거나 혹 덤벼들더라도 큰 붕어가 접근 시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미끼 사용 개념으로써 지렁이를 여러 마리 꿰거나 떡밥을 크게 달아서 사용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꼭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대물낚시를 한답시고 기다리는 낚시를 하면서 한 식경 정도 입질이 없다고 해서 미끼를 일부러 훼손시켜서 달아 쓰지는 말라는 것입니다. 물론 전혀 잔입질마저도 없는 동절기의 냉수 상태이거나 어쩌다 아주 미세한 건드림만을 보여 그것을 확인하고자 할 때는 간혹 사용해 보는 방법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자주 건드리는 예신 현상은 있는데 본신으로 연결이 안 될 때 큰 붕어가 입맛이 없어서 못 먹는다고 생각하여 미끼를 훼손해 넣어보면 대부분 중치급 붕어가 바로 물고 나옵니다. 즉 이미 미끼를 이용한 씨알 선별의 대물낚시 개념을 벗어나 버린 것이지요. 이는 대물낚시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는 행동입니다.
채비의 미묘함을 알려면 내림낚시를 경험해 보세요.
일부에서 내림채비 사용은 낚시가 아니라는 식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1970년대 낚시춘추의 붕어낚시 채비도를 찾아보면 그 당시에도 이미 요즈음의 전층낚시 개념의 내림채비가 사용되었었습니다.(낚시춘추 1977년 1월호 113p 中間式釣法)
필자는 진정으로 수중채비 역할의 미묘함을 알려면 근래에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는 새로운 채비(전층채비, 옥내림채비, 전내림채비, 해결사채비, 방랑자채비, 스위벨채비, 얼레채비 등)를 꼭 경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런 연후에 자신에 맞는 채비를 사용하면서 보이지 않는 수중세계의 채비 변화를 찌의 움직임만 보고도 읽어낼 수가 있어야 고수 반열에 오를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고 바닥낚시나 대물낚시 한 가지만을 고집하면서 수중채비의 미묘한 변화를 다 이해한다고 하면 그것은 거짓말이고 자신의 주관적인 상상력에 의한 착각일 뿐이지요. 그러니 수중채비의 미묘함을 알려면 필히 내림채비를 경험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잘 잡는 것과 잘 즐기는 것 그리고 참 낚시란?
우리가 낚시를 하는 것은 인생의 즐거움을 낚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잘 잡는 낚시보다는 잘 즐기는 낚시를 하라고 강조하는 것입니다. 즉 남보다 잘 잡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스스로가 낚시 그 자체를 잘 즐기는 마음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옛 어른들은 고기를 많이 잡으려면 물을 막고 품거나 그물을 치라고 했습니다. 그것 또한 나름의 즐기는 재미가 있을 것이나 낚시만은 못하지요.
스스로가 잘 즐기는 낚시를 한다면 낚시힐링(healing)을 통해 건강하고 건전한 생활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좋은 것은 ‘잘 잡으면서 잘 즐기는 낚시’를 하는 것인데,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낚시의 기본을 충실히 하는 이론적 체계를 갖추어야 하고, 욕심을 내려놓고 호연지기(浩然之氣) 하는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리하면 스스로가 의식하지 않아도 잘 잡고 잘 즐기는 낚시를 하게 되지요.
그리고 좋은 조우들과 잘 어울리세요. 그것이 참 낚시입니다.
2015년 중국 낚시여행 시 중국화가협회 화가 겸 낚시인 유경길 작가가 필자에게 전지(136x70cm)에 일필 해준 <길 道>
(글씨 중 도인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길 끝에 참 낚시의 道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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